내 방에 언제부턴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 야마하 피아노, 내가 그토록 갖고 싶던(되찾고 싶었던 이 맞는 말 같다. 우리 집은 예전에 업라이트 피아노를 갖고 있다가 디지털로 바꿨으니까) 업라이트 피아노를 지난 11월 우리 집에 들여놓았다.

  미묘하고 부드러운 터치감, 남자로서는 약한 손가락 힘을 가진 나에게 정말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마치 피아노가 나의 약한 손가락을 관용적인 자세로 웃으면서 반기는 듯 하다. 오전에 집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 피아노를 자주 친다. 쇼팽이나 슈베르트 같은 옛날 작곡가들의 곡집은 너무 고리타분해서 싫고, 산뜻한 뉴에이지나 한국의 발라드곡 정도에 국한해서 곡을 선정하여 연주한다. 한 예로 나는 김동률의 '이제서야' 가 얼마나 복잡하고 아름다운 화음을 가지고 있는지 피아노를 통해 체감했다.

  평생 쓸 수 있는 악기가 피아노인 만큼 소중히 다루고 언제나 내 곁에 있는 피아노였으면 좋겠다.

2006. 1. 24.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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