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무서운 속도로 관객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영화 '명량'을 중계CGV에서 봤다. 평일 낮에 한가롭게 갈 수 있는 방학이 정말 소중하다.

영화는 30%-60%-10%로 명량해전 이전의 상황-명량해전 당시-명량해전 이후의 상황으로 나뉘어 있었다.

쪽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환경을 이용할 줄 아는 꾀와 타이밍이 중요한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도 적용시켜보면서 용기를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타이밍..

이순신 장군 자신의 판단력과 군사와 백성들이 하나된 단결력으로 전투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다음의 단계가 필요했고, 영화는 이 단계를 10-15분 단위로 고조-해소의 패턴을 반복하며 보여주어 문제를 해결하고 점점 승리에 가까워지는 (게임으로 따지면 스테이지를 깨는) 조선 수군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래의 자세한 묘사는 스포일러라 생각된다.


1. 장군들을 불러모아 지시를 하지 않고, 배를 전진시키지 않고 닻을 내리고 그대로 기다린다. 이때 물살이 강했다. 일자형으로 고정된 배들은 소신기전과 화포를 쏜다. 구루지마 1군이 물살에 휩쓸리면서 저들끼리 부딪쳐 침몰한다.

2. 물살이 약해졌다. 구루지마 2군이 출병하여 장군선을 에워싼다. 갈고랑쇠를 장군선의 사방에 가져다대고 판자를 대어 장군선 쪽으로 넘어온다. 갑판의 모든 병사들은 판자로 건너오는 일본군을 창으로 찌르고 위에서 백병전을 치른다. 그 사이 노꾼이 있는 2층으로 화포를 모두 내려보내어 사방으로 화포를 한 포문 당 대여섯 개를 겹쳐 쌓아 갑판이 아닌 2층에서 화포를 사방으로 쏜 뒤 장군선을 에워싼 4척의 배를 떨어뜨린다.

3. 구루지마 측에서 보낸 화약선 1척만이 홀로 조선 수군을 향해 온다. 이것이 화약선임을 알게 해준 조선인 덕분에 주변 지역 백성들의 안전을 확인한 뒤 화포로 쏘아 폭발시킨다.

4. 조선 수군 쪽에 초요기를 들어 장군들을 불러모으고 양쪽으로 펴지기를 지시한다.

5. 회오리가 강하여 장군선이 침몰할 뻔할 때 뗏목을 탄 백성들이 갈고랑쇠로 장군선을 잡고 열심히 노를 저어 장군선을 회오리로부터 구출한다.

6. 물살이 조선 수군 측에서 순류로 바뀌자 세 척 정도를 가지고 돌격하여 충파를 한다. 충파로 일본군 아타카부네 몇 척을 부순 후 다시 백병전이 펼쳐지자 측면에서 대기하고 있던 판옥선으로부터 화포를 대거 쏘아 다른 배도 부순다.

7.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와키자카 측 배는 후퇴한다.


그때 그때 대응하는 임기응변이라기보다는 처음부터 계획된 전술이 주를 이루었다. 주위에서 이순신을 도와주는 손길도 무시할 수 없지만 환경은 변수로 계산되었다. 큰 문제를 잘게 쪼개어 단계별로 헤쳐나갔고 대응할 여력이 없을 정도로 한번에 적이 몰려오게 하지 않았다. 내가 할 일에 대해서도 이렇게 잘게 쪼개어 계획을 세워야겠다.


전투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참 중요한 것 같다. 실제 고증과는 상관없는 설정일 것이지만 일본군 배 안에는 찻상이 있었다. 찻상과 타타미가 있는 지휘관 좌석은 아름다웠지만, 결국 전투 중에 차를 마시는 여유가 없는 쪽이 승리했다. 나도 평소에 여유를 놓지 않고 살아온 게 잘못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 가지 불만은 왜 일본군의 장식과 아타카부네의 외관은 화려하고 깔끔한 데 비해 조선 수군의 진영과 장식은 전혀 그렇지 못하는가, 그리고 백성들은 모두 얼굴이 까무잡잡한가다. 물질적인 풍요가 승리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점과 조선의 승리를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장치인 건 알겠지만, 항상 나는 조선 또한 화려하고 깔끔한 디자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데 성균관 스캔들, 황진이, 궁 류의 드라마 외에는 그러한 스타일을 하나도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 불만이었다. 광해나 왕의 남자가 더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영화인 이유다.


명량 일본반응(2ch) http://blog.livedoor.jp/nico3q3q/archives/68185512.html

위의 명량 일본반응 관련 한국 기사 http://tvdaily.asiae.co.kr/read.php3?aid=1407113748741508008

명량해전 한국 위키피디아 http://ko.wikipedia.org/wiki/%EB%AA%85%EB%9F%89_%ED%95%B4%EC%A0%84

명량해전 일본 위키피디아 http://ja.wikipedia.org/wiki/%E9%B3%B4%E6%A2%81%E6%B5%B7%E6%88%A6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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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anunmankm.tistory.com 버크하우스 2014.08.06 17: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2. Favicon of http://bongmyeongdong.tistory.com 봉명동안방극장 2014.08.07 0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저도 극장 관람 후 블로그에 리뷰를 올리긴 했는데...
    지금과 같은 흥행 추세라면, 조만간 가장 빠른 속도로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진기록이 나올것 같더군요 ^^

    좋은 리뷰에 공감 추천 버튼 누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