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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때 패닉의 '달팽이' 가 방송에 나왔는데, 그 때의 감동을 나는 지금도 가지고 있다. 아빠 대학교에 패닉이 특별출연해서 공연을 했을 때 앞에서 내가 얼마나 숨죽이고 그들을 쳐다보았는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약간 비가 오려고 하는 우중충한 날씨와 그에 어울리게 노래를 해준 이적과 김진표.. 모두 내가 7살때, 즉 1995년~1996년 쯤에 있었던 일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그들을 잊게 되고, 나는 평범한 중학생으로 성장했고, 이제 고등학생이 되었다. 친구들이 하나둘씩 음반을 막 사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그들이 어떤 가수에 그토록 열광하는지 궁금했다. 알고 보니 그들은 7년만에 돌아온 패닉의 새 앨범을 사는 것이었다. 잘 생각해 보니 내 친구들도 그들의 기억 저편에 어렴풋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패닉' 의 존재를 알고 있었나 싶다.

이번 패닉 4집에는 풍부한 사운드와 스타일 있는 곡들의 조합이 앨범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패닉의 문학적인 가사, 한국 문학의 한 갈래로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한 개인의 자아를 구석구석 생생히 보여주는 거울의 역할을 하는 그 가사는 나의 가슴 속까지 음악을 전해주는 데 한몫을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트랙은 '종이나비'. 블로그 배경음악으로 구입했을 정도다. 환상적인 분위기, 부드러운 반주곡과 보컬, 꿈을 꾸다 깨어나는 곡 속의 주인공, 모두 나에게 호감을 주었다. 특히 김진표의 속삭이는 목소리와 그 속의 가사의 호소력은 정말 나를 다른 평화로운 곳으로 데려다 주는 것 같다.

햇살이 따뜻하게 비치는 흰색 방 창가에서 이 음악을 들으면 정말로 나비 한 마리가 창가를 통해 방 안으로 들어올 것만 같다. 사랑을 주제로 한 7번 트랙 '종이나비', 정말 추천한다.


뉴스 1

'로시난테'를 타고 돌아온 음악계의 돈키호테 '패닉'이 공연업계의 쏟아지는 러브 콜을 받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패닉이 다음달 말쯤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도시 투어 공연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자 국내 유수의 공연기획사들이 패닉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

패닉 투어 공연이 공연기획사들에게 흥행보증수표라는 인식이 짙게 깔려있는 이유는 뭘까? 지난해 12월 8일, 4집 음반을 발표하고 각종 음반 판매 차트에서 1위권을 유지해오며 큰 주목을 받았던 패닉이 타이틀곡 '로시난테'에 이어 후속곡으로 내정된 '정류장'까지 히트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패닉의 멤버인 이적과 김진표의 부동의 열성 팬들이 10만명에 이른다는 점과, 좋은 음악 공연을 찾는데 주저하지 않는 20,30대 팬층의 존재 등이 공연계가 패닉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 중 하나이다.

패닉 공연 유치에 나선 한 공연기획사는 "올 상반기 공연중 패닉은 작품성과 흥행성까지 모두 성공적인 공연이 될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면서 "국내 최고 개런티라 할 수 있는 회당 개런티 5천만원을 제시했지만 아직 확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패닉의 소속사 뮤직팜의 강태규 이사는 "회당 최고 개런티 제의를 받았지만 패닉에게는 오히려 8년만의 공연이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기획과 공연내용이 더 중요하다"며 "패닉의 팬들에게 공연 그 자체로 과거의 감동을 재현하는 것이 과제인 만큼 현재 패닉 멤버들과 최고의 공연 아이템을 구상중이다"고 말했다.

패닉의 멤버 이적과 김진표 역시 "뮤지션은 당연히 공연장에서 모든 것을 말해야 하는 법이다"며 "이번 전국 공연 역시 오래동안 기다려온 팬들을 위해 진한 추억의 사진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전했다.

뉴스 2

정갈해진 음악으로 7년만에 컴백

“뭉클합니다. 고마움… 반가움… 송구함…. 여러 감회가 들었어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패닉을 사랑해준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발매 일주일 만에 음반판매량 4만장. 7년 만에 컴백한 패닉에게 쏟아진 대중의 뜨거운 관심에 이적이 밝힌 소감이다. 패닉의 음반발매 소식에 음악 팬들은 기대감에 들떴고 지난 8일 음반이 발매되자 순식간에 초도주문량이 소진됐다. 인터넷에는 ‘진정한 음악이 왔다’ ‘오랜만에 사고 싶은 음반이 나왔다’며 찬사를 보냈다.

김진표는 “녹음할 땐 신났지만 막상 앨범 작업을 끝내고나니 걱정되더라.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반응이 좋아서 너무 기쁘다”며 미소를 보였다.

1995년 데뷔한 패닉은 신선한 가사와 많은 장르를 아우르는 음악, 독특한 음색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 7년간 각자의 길을 걸어왔지만 패닉의 관계는 꾸준히 이어왔다. 7년 만에 다시 만난 감회는 어땠을까.

이적은 “(김)진표를 처음 만났을 때는 고등학생이었는데…. 사람이 상당히 좋아졌다. 차분해지고. 나뿐만 아니라 주위에서도 진표에게 놀라고 있다”고 영원한 파트너를 칭찬했다.

작사 작곡은 이적이 도맡아 했지만 앨범에 수록될 곡 선정은 김진표의 몫이었다. 가사도 이적이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의견을 교환해가며 완성해갔다. 패닉은 지난해 가을부터 작업을 시작해 올 여름 본격적인 녹음작업에 임했다. 이적의 곡에 ‘천재 뮤지션’ 정재일이 지휘자로 나서 편곡을 도맡았다.

7년간 각자의 길에서 충분히 개성을 만끽한 후의 패닉은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을까. 당시에도 참신했지만 이번에는 정갈함이 돋보인다.

이적은 “사운드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공백 이전의 패닉이 울퉁불퉁한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정교해졌고 정돈된 듯한 느낌”이라고 자평했다.


이적과 김진표의 노래와 랩도 더욱 조화를 이룬다. 이적은 “예전에는 마음에 있는 것을 다 표현을 할 줄 몰랐는데 이번에는 표현하는 능력이 많이 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표의 랩은 다소곳해졌다. 가끔 ‘종이나비’나 ‘나선계단’에선 노래를 주도하기도 하지만 ‘태풍’ ‘로시난테’ 등에서는 차분히 읊조리며 노래에 랩이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했다. 노래가 거치면 거칠게, 따뜻하고 부드러우면 랩도 분위기를 탔다. 김진표는 “곡이 먼저지 랩이 먼저가 아니다”면서 “여러 목소리를 내려 했다”고 설명했다.

가사마다 패닉 특유의 세상에 대한 냉소가 있지만 너무 자극적이지 않다. 힘든 일상에 대한 여러 절망들을 표현해 약간 어두운 분위기가 감돌지만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았다. 그러나 ‘눈녹듯’에서는 사랑에 대한 감상도 표현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패닉에게 ‘한번 패닉은 영원한 패닉이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지 않았나. 다음 앨범은 언제 나오느냐’ 물었다. 이적은 갑자기 진지해지며 “이제 또다시 각자 솔로 활동한다고 하면 팬들이 화낼 것 같다”며 “이번 앨범 활동 막바지에 심도 있게 고민해봐야겠다”고 말했다.

패닉은 지난 7년간 자신들에게 ‘지조’를 지켜온 팬들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며, 내년 2월 대규모 콘서트를 갖는다.

2006. 1. 10.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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