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젊었을 때 최대한 다양한 일을 열정적으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고, 스케일이 커지고 싶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을 때에도 멋있게 보이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점점 줄여나가야 하는 나쁜 습관이나 잘못된 행동도 있게 마련이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고, 그 와중에 흐르는 시간 속에서 계속해서 증가시켜야 하는 것, 계속해서 감소시켜야 하는 것, 증가와 감소의 폭이 점점 커져야 하는 것, 그 폭이 점점 작아져야 하는 것을 정하면 어떨까. 고등학교 때 등비수열을 배우면서 진동, 수렴, 발산의 그래프를 다들 그려보았을텐데, 그래프의 X축을 시간으로 했을 때 대응하는 Y축의 값에 우리 삶에 관련된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인 가치를 대입해보면 재미있는 그래프가 많이 만들어진다.

 나에게 그래프는 다음과 같다.

진동: 돈의 씀씀이 (진동 폭이 클수록 좋다. 단 취업 이후는 다름.)
 돈은 적게 벌고 적게 쓰기보다는 많이 벌고 많이 쓰고 싶다. 아직 젊어서인지 저축에 대한 개념은 그리 없다. (열심히 쓰되 쓰기 위해 구입한 물건이 장기적으로 내가 계속해서 사용할 물건으로서 자본투자와 같이 느껴진다면 나는 월말 잔고가 0이 되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하지만 아예 저축을 안 한다면 그것은 게으름이기 때문에 어머니께 계좌이체로 대신한다.)
 많이 벌고 많이 쓰는 사람은 시간과 돈의 그래프에는 나타나지 않는 '자본'과 '경험'을 축적하게 된다. 씀씀이가 크기 때문에 세상의 문물을 더 넓은 범위로 접할 수 있다. 교환학생을 가서 돈을 많이 쓰지만 그곳에서의 경험이 나중에 장학금을 받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많이 벌어야 나중에 많이 쓴다는 명제는 항진명제이지만, 많이 써야 나중에 많이 번다는 명제는 어디에 쓰냐에 따라 참이 될 수도 있고 거짓이 될 수도 있다. 그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본과 경험이 주는 달콤함에 이끌리고 싶다.
 
수렴: 각종 욕망, 진정한 친구
 20대에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하며 살 것인지, 특히 자신의 한계는 어디까지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을 초반에 항상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자신의 욕망은 어느 라이프스타일의 소비를 할 것인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과 돈이 필요한 여가를 즐길 것인지, 어느 정도의 번화가를 주로 놀러갈 곳으로 삼을 것인지, 집안에는 어느 정도의 여가를 위한 물질을 구비할 것인지 등으로 나누어 목표를 설정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 목표에 맞추어가는 식으로 수렴되게 한다. 욕망은 끝이 없다 하지만 계획된 욕망은 일정한 수준으로 수렴할 수 있다. 수준의 높고 낮음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규정할 수 없지만, 스스로가 주관적으로 규정한 수준 상에서는 수렴할 수 있는 Y축 위의 값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수렴은 진정한 친구의 수이다. 아는 사람은 점점 많아지겠지만 그중에 진정한 친구는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시간이 흐르면 나는 진정 나에게 어울리는 게 무엇인지 찾아가게 되는데, 진정으로 어울리는 것을 찾아가게 되면서 예전에 자신에게 어울린다 생각했던 여러 것에 관련된 친구들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꼭 그 친구들이 싫어서 멀어지는 게 아니라, 자신이 진짜로 좋아하고 자신과 어울리는 한두 가지에 더 깊이 빠져드니까 어쩔 수 없이 멀어지는 것이다. 20대 초반에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보면서 넓은 그물망을 바다에 던졌다면 이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물을 추스려 맛있게 먹을 고기만 건져내고 다른 고기들은 그들이 원하는 더 좋은 곳으로 가기 위하여 보내주어야 한다.

발산: 과거의 기록(+), 취업 이후의 재산(+) 
 가장 중요한 양의 발산은 무엇보다 과거의 기록이다. 지난 학기 때 썼던 수업자료, 내가 쓴 보고서, 예전에 받은 상장, 다운로드받은 설치파일, 친구들과 찍은 사진, 예전에 듣던 음악, 모두가 현재의 나를 만든 재료들이다. 언제든 과거를 되짚어볼 수 있도록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고 그 준비는 체계적인 축적과 분류와 쉬운 접근성 확보를 위한 적당한 매체 선택을 통해 이루어진다. 과거의 기록을 잃어버리면 현재의 내가 앞으로 갈 길을 정함에 있어 이미 갔던 과거의 길을 다시 가는 우를 범할 수 있다. 항상 가지 않은 길, 그러면서도 더 좋은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간의 업적과 그간의 노정을 쌓아놓고 굳혀놓아야 한다.
 그리고 첫 취업을 한 이후부터는 저축의 비중을 분명 늘리게 될 것이며 재산이 양의 발산을 하도록 열심히 살 것이다. 누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으므로 특별하지는 않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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