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물론 의학 전문 기자나 의사는 아니지만, 평소 살면서 기분이 이상해지거나 갑자기 무기력해지거나 하는 등의 징후를 보일 때 스스로 그 증상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 적이 있다. 그중 내가 가장 자주 겪은 증상은 자존감이 갑자기 확 떨어지고 그에 따라 내가 하는 일의 성과가 없는 듯이 느껴지고 주위 사람들에 의해 이리저리 끌려다녀 안절부절 못하는 마음이었다. 실제로 대학교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동아리 모임에 나가면서 이러한 감정은 한달에 한 번 정도씩 불쑥 찾아오곤 했다. 내 스스로 내 감정은 잘 억제하고 조절한다고 생각하지만 한두 가지는 절대로 숨길 수 없는 것이 있고, 그리고 또 한두 가지는 절대로 저항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나를 항복하게 만드는 감정 중 하나가 위에서 말한 마음이다.

  누구나 고유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이 주로 접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영역이 있다. 따라서 특정한 영역에 갇혀 있는 우리는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고, 비슷한 종류의 일을 접하고 따라서 특정 영역의 감정에 크게 민감해지고 연약해진다. 나의 경우 그것은 갑자기 나에 대한 존중이 확 떨어질 때와 수동적으로 끌려다닌 기분 그리고 괜히 손해본 듯한 기분이다. 다른 사람들이 주로 맞닥뜨리는 마음의 병은 나와는 다를 것이다.

  예전의 나는 이렇게 마음이 아플 때에는 아무 것도 손에 잡히는 일이 없었다. 비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며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컴퓨터 앞에 앉아 하릴없이 시간을 보냈다. 분명 이런 식의 마음의 병은 강박증이나 우울증 같이 정신과 질환으로 명확히 분류가 되고 다른 사람들도 많이 앓고 있는 정신병은 아니기 때문에, 분명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증상이기 때문에 병원에 갈 생각은 어리석고 이 느낌과 아무 관계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진료가 아닌 다른 처방과 해결책이 있을텐데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알고 실천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얼마 전에 내가 알아낸 방법은 자기가 살면서 갑자기 맞닥뜨리는 감정 중 자주 만나게 되는 부정적인 감정을 겪게 되고 그 이후 어떤 방법으로든 우연적이든 간에 해결책을 발견하여 감정이 사라진 다음 부정적인 감정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한데 묶어 기록해 놓으면 나중에 그 기록을 마음의 병에 대한 답을 낼 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틈날 때마다 이것에 대해 좀 더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다이어리에 적어놓았던 키워드를 인터넷에 입력하여 검색해 보고 그것이 나의 성과 창출에 도움이 됨을 확신할 때, 남들도 잘 몰랐던 신기한 사실을 발견할 때, 열심히 쓰면서 공부할 때, 주변 환경을 말끔히 정리할 때, 돈과 인맥을 쌓을 기회를 지원서나 연락 등을 통하여 알아볼 때, 내가 그동안 도와주기만 했던 다른 사람에게 가서 당당히 도움을 요청하여 도움을 받을 때 내가 자주 마주쳤던 그 마음의 병은 사라졌다. 자신에게 마음의 병이 찾아왔을 때 어떤 방법이 이 병을 해결해 줄 처방이 되는지는 서너 번의 동일한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처방을 통해 병이 사라지는 좋은 기분을 감지하는 그 순간 처방에 대해 메모를 한번 해 본 사람만이 자신만의 해결책을 안다. 그래서 나는 다이어리의 뒤쪽 메모 부분에 증상 별로 마음의 병과 해결책에 대해 목록 형식으로 적어놓는다.

  문제와 해결책이라는 간단한 형식의 기록은 나중에 나의 모습을 스스로 관리할 때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전문적인 식견이 없어도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이렇게 되었다는 중간과정을 잘 기억할 줄 아는 능력만 있으면 잘 사는 데에는 그리 큰 문제가 없는 듯하다. 적어도 공부와 계획 그리고 자기관리의 차원에서는 그렇다.

 

Posted by 마키아또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