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작성 과정] 4. 포스팅 자료 모으기

  주제도 정했으니 이제는 백지에 풍부한 살을 붙여나가기 위해 자료를 모아야 합니다. 언제나 명심해야 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있는 글(발췌, 링크), 그림, 동영상 그리고 자신의 포스트와 관련된 파일을 충분히 모아 와야 합니다. 그렇게 모아 놓은 자료를 한 자리에 놓고 멀리 떨어져서 보면 이 자료의 묶음은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라는 느낌을 바로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료를 열 개 모은 경우와 자료를 백 개 모은 경우 간의 차이는 네모난 석고를 조각할 때 천 번 카빙을 했는가 만 번 카빙을 했는가의 차이와 같습니다. 즉 주제를 형상화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정교하게 공을 들였느냐의 차이입니다. 이 점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자료를 모아 봅시다.

 
무슨 자료를 모으나요?

1. 우선 글을 모읍니다. 여기서 글을 모은다는 것은 온전한 글을 그대로 읽고 기억해 놓았다가 쓴다는 의미보다는 포스트의 주제와 관련된 글을 마구 찾아 읽어보고 그중 기억이 잘 나는 것을 골라내는 의미에 더 가깝습니다. 논문의 인용을 하거나 연설문 혹은 축사와 같이 근사하게 고전이나 옛날의 명언을 그대로 가져오는 일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는 작업일뿐더러 온라인 매체인 블로그의 신속성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자료 수집은 폭넓은 독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글을 써나가려면 첫 문단이나 마지막 문단에 다음과 같은 식으로 글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 동아일보에서 읽은 기사 중 IT업계가 소프트웨어 관련 법의 미흡함에 대해 불평하고 있다고 들었다. ...
프랭클린 플래너 사이트에서 보아도 정형화된 속지에 대한 신통치 않은 반응을 게시판 등을 통해 알 수 있었다. ...
이 점에 대해서는 나보다 OO님이 더 잘 소개해 놓았다. (포스트 주소 링크) ...


  이러한 글들은 완전히 저의 것이 아니라 간접 혹은 직접 인용문입니다. blockquote나 quote, cite 요소를 활용하여 인용문임을 강조하고 안의 URI 링크도 시킬 수 있겠지만 그정도 까지의 XHTML 태그 사용은 옵션이구요, 글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세요.

  글은 인용문의 경우 드래그하여 복사하고 메모장에 차곡차곡 쌓아 놓습니다. 웹문서는 URI를 복사해서 메모장에 붙여넣어 놓구요, 예전에 제가 써 놓았던 메모의 경우도 드래그하여 새로운 파일에 인용문과 웹문서와 함께 붙여넣어 놓습니다. 그리고 빈 화면 앞에 앉아 포스팅을 시작할 때 이쪽 메모장 창으로 들어와 먹을 걸 찾아봅니다. 혹은 먹을 걸 찾아본다라는 비유 말고 가지고 놀 찰흙을 떼어간다는 비유도 적절할 듯합니다.

  포스팅 때 가져오지 못한 글이라도 메모장 파일은 유지해 놓음으로써 컴퓨터에 보관해 놓습니다. 혹은 쌓아놓은 층별로 하나하나 검토하여 다시 재분류를 하여 창고 노릇을 하는 분류별 메모장 파일에 잘라 붙여넣기도 합니다.


2. 그리고 그림을 모읍니다. 현재 자신이 설정해 놓은 주제와 그에 해당하는 키워드를 통해 연상되는 여러 단어를 생각해 보고, 키워드가 가장 뚜렷하게 그려내는 이미지를 찾아 봅니다. 자기의 의지를 너무 과신하지 말라는 주제의 글을 쓴다면 키워드는 의지, 겸손, 자제 등이 되겠구요, 키워드를 통해 연상되는 단어에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원숭이, 막다른 골목, 눈앞에 펼쳐진 아주 높은 빌딩, 정글에 가로막힌 탐험가, 사자와 얼룩말떼 등이 생각나네요. 그리고 이를 통해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가로 600픽셀 정도의 근사한 그림이 있고 그 밑에 정돈되게 쓴 글이 있는 풍경을 떠올립니다. 자신이 쓸 글의 주제를 잘 형상화하는 그림을 골라야 하기 때문에 마치 신문기사의 삽화를 찾듯이, 혹은 만평을 기획하듯이 유사성(analogy)를 생각하면서 그림을 3~5장 정도 모읍니다. 

  특정 개념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모으는 그림 또한 있구요, 저는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표나 다이어그램도 가끔씩 만들고 있습니다. 꼭 글에 연관된 그림만 모으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포스트의 디자인을 조금 더 신경쓰고 싶을 때에는 글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 색깔과 도형을 고려하여 포스트를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디자인 예시를 살펴봅니다. 이는 외국의 웹디자인 사이트에 많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사이트들을 많이 참조하는 편입니다. 제가 직접 Adobe Illustrator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경이'는 거의 없고 좋은 걸 끌어다 모으는 경우가 거의 전부입니다. 

  그림의 경우 저작권을 존중해야 합니다. 아마 웹에 나온 미디어 중 가장 저작권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 매체가 그림이 아닐까 합니다. 음악은 아예 업로드조차 안 되지만 그림은 올려놓기가 쉬워 보인데도 실제로는 엄청 어렵습니다. 그래서 원제작자에게 쪽지를 보내 사용 허락을 받거나 Creative Commons의 Flickr 검색 엔진을 사용할 때가 많습니다. 

  그림은 제 컴퓨터의 '사진' 폴더 안의 '블로그포스팅' 폴더를 만들고, 그 안에 '200811' '200812' 이렇게 월별로 폴더를 만들어 그 안에 파일 이름 변경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넣어둔 후 가져다 씁니다. 월별 정리만 하면 충분하고 다른 정리는 무의미합니다. 글보다는 훨씬 느슨한 분류 체계가 요구됩니다. 


3. 마지막으로 동영상을 수집합니다. 동영상을 모을 수 있는 사이트는 너무나도 많은데요, 그중 object와 embed를 통해 블로그로 자유롭게 가져올 수 있는 동영상을 찾아봅니다. 유명한 YouTube나 네이버 동영상, 유럽 쪽에 유명한 dailymotion같은 사이트에 한번씩 들러서 자신이 정한 주제에 해당하는 키워드를 입력해 봅니다. 혹은 그림을 모으듯 analogy가 가능하도록 키워드를 입력하여 글을 읽다가 깜짝 놀라거나 분위기 전환 등을 유도할 동영상을 찾아봅니다. object나 embed코드가 나오면 바로 복사하여 메모장 파일에 붙여넣습니다. 동영상에 대한 간략한 소개 제목을 코드와 같이 적습니다.



  이렇게 자료를 모아놓은 다음에는 어떤 자료를 쓸 것인가 최종 선별 작업을 하게 됩니다. 지금 제가 포스트 하나의 작성 과정을 매우 길게 설명하고 있는데 사실 이 과정은 전혀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보다 풍부한 블로그를 위해 더 많은 자료를 모아 놓는 자세와 더 많이 알아놓으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계속 곱씹어서 채찍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자료 가공에서 계속됩니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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