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쓰는 사람은 어느 종류의 글이 블로그에 써야 적합한지, 어느 종류의 글은 블로그가 아닌 다른 곳에 적합하므로 쓰기를 삼가야 하는지를 분별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자신의 블로그를 악성 광고성 글로 도배하거나, 이미 잘 정립되어 있는 신문 기사 사이트에서 뉴스를 마구 긁어와 그냥 올리는 사람들, 자신의 블로그가 마치 아고라라도 되듯 토론의 장이 댓글을 통해 많이 펼쳐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논쟁성 글들을 자랑스럽게 투데이가 1000도 되지 않는 자기 블로그에 올리는 사람들, 블로그를 백과사전처럼 모든 지식의 총 집합체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측은한 마음이 든다. 남들에게 엄청난 양의 자료를 제공해주거나 남들에게 IT 관련 기사와 짧은 전문적 소견을 맛보게 해주는 파워블로거가 아닌 이상 일반적인 블로거, 즉 자신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평범한 블로거라면 어떠한 글의 영역에 자리잡고 있어야 하는가.

  그동안의 나의 경험,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하게 구축해 나가면서도 개인의 소규모 사이트라는 특성을 유지한 주변의 멋진 블로거 친구들, 그리고 카페에 올라온 글들을 참고하여 블로그에 들어가야 할 글과 들어가지 말아야 할 글을 나누어 보았다. 인터넷 상의 텍스트 정보를 담아낼 그릇의 종류가 블로그, 카페, 웹사이트[각주:1]라는 세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고 보고, 앞으로도 더욱 목적에 따라 세분화되거나 새로 다양해질 그러한 미디어를 최대한 적절히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음의 글들은 블로그에 적합하게 대응된다:
메모, 낙서, 일기, 수필, 수기, 감상문, 평론(리뷰), 방법론[각주:2], 칼럼, 사설, 소설, 시, 논설문, 연설문

다음의 글들은 카페에 적합하게 대응된다:
평론(리뷰), 연설문, 방법론, 기사, 소개글, 설명서, 광고글, 제안서, (연구)보고서, 회의록, 사과문, 호소문, 편지글

다음의 글들은 웹사이트에 적합하게 대응된다:
광고글, 제안서, 소개글, 설명서, (연구)보고서, 소설, 시, 사과문, 호소문
웹사이트에 적합하게 대응되는 글들은 대개 글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추가로 나눌 이유가 없는 글들이다. 즉 글 하나를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완벽하게 정보를 전달받거나, 완전한 사실 위주의 글이거나, 예의를 갖추고 공식적인 형태를 띄거나 아니면 가치 판단이 필요하지 않은 예술 작품인 경우다. 



  여기서 카페에 적합하게 대응되는 글의 종류 중 빨간 색으로 표시한 것들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바로 블로거가 블로그의 특성에 벗어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글의 종류이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독립 언론의 일종으로 생각하여 5만 이상의 방문객 수와 200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할 자신이 있거나 (www.itviewpoint.com 처럼. 이분 존경합니다.) 소규모 기관의 소식 전달 통로로 간주하지 않는 이상 기사는 블로그에 어울리지 않는다. 소개글과 설명서는 단순한 정보 전달 매개체로서 내 의견이나 상상력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글을 가지고 만들어나가는 블로그의 특성과 맞지 않다. 연구 보고서나 회의록과 같이 오프라인 소책자로 출판할 글은 블로그가 아닌 pdf나 한글, 워드 파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편지글은 매우 사적인 특성 탓에 불특정 다수가 방문하는 블로그에 업로드하는 데 어울리지 않는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가능하다.) 


  이러한 대응 작업을 통해 카페는 의견 전달의 수단이라기보다는 활용 가치가 있는 정보의 공유 장소이자 배울 수 있는 사실을 모아놓은 곳이라는 특성을 가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카페에 올라와 있는 글은 의견보다는 사실을 중요시한다. 그것이 블로그와의 다른 점이다. 카페가 의견만을 우선시하면 누구를 위한 상황 진단이고 건의이고 불만인지가 불명확한 환경에서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블로그가 사실만을 강조하면 사실을 보다 큰 규모로 가지고 있는 카페나 위키피디아 그리고 지식iN과 같은 사이트와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여 규모의 차이로 자연 도태된다.


  내가 생각하는 블로그 포스팅이란 밀폐된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마이크를 꺼놓은 줄 알고 옆사람과 혹은 혼자서 신나게 말을 지껄이는 일이다. 사실 나는 마이크를 켜 놓았고 내가 한 말은 청취자 수가 몇명이든 간에 어쨌든 전국에 퍼져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조심해야 하고, 더욱 더 '나만이 할 수 있는 말'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1. 검색 사이트에서 분류가 '웹문서'로 되는 인터넷 미디어. 올라와 있는 글에 대해 댓글을 달 수 없는 경우를 떠올리면 쉽다. [본문으로]
  2. 네이버 블로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로, 자신의 의견을 담고 있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알아낸 좋은 정보를 알려주고 보다 좋은 방법을 추천하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목적으로 쓴 글. (OO가 좋아요, 이렇게 해보세요..) [본문으로]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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