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에서 회의를 하거나 할 때 적게는 6명, 많게는 20명까지 동시에 메신저에서 한 대화창을 사용할 때가 있다. 조금이라도 뻘글이 난무하면 회의 진행은 안 되고 밤 12시를 넘기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래서 나는 생각해 보았다. 인터넷에서 애들끼리 회의를 할 때 조금 더 질서를 갖추고 할 수는 없나?

  즉 회의에 필요한 요소들을 인터페이스와 사용자의 권한 속으로 녹여내어 회의를 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이 그 녹아들어간 요소에 저절로 순응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회의와 토론을 제대로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논의할 안건, 발언 권한과 회의 진행 순서를 조정하는 의장과 조정자, 그리고 안건의 형식에 따른 구도가 필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요소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을 인터페이스의 기능으로 모두 옮겨오면 사회과학에서 다루었던 추상적 개념들이 컴퓨터 화면에 구체화되어 질서정연하게 정리되어 있을 것이다.

  대화를 시작할 때 메신저 대화창에 토론 Add-on 실행을 의장 역할을 한 사람이 누르면 대화에 참여한 다른 이들이 찬성 버튼을 눌러 동의한다. 모두의 동의가 끝나면 토론 인터페이스로 바뀐다. 안건을 던지고 만약 찬반토론 형식이라면 찬성측과 반대측에 대화 참여자들이 옮겨붙는다. 마치 옛날의 '포트리스' 혹은 '서든어택' 에서 Red Team, Blue Team을 나누는 화면처럼 생길 것이다.


이렇게 찬반토론 형식으로 할 수도 있고..


이렇게 원탁토론 형식으로 할 수도 있겠지??


  토론의 형식을 규정하고 안건과 찬반 진영이 만들어졌다면 그 다음은 의장의 발언권 부여에 따라 이야기를 시작한다. 실제 토론에서처럼 시간 제한 기능은 너무 가혹한 것 같고, 발언을 하는 사람이 발언 신청을 한 뒤 승인이 되면 시작 버튼을 누르고 얘기를 한 뒤 끝나면 종료 버튼을 누른다. 아무나 막 말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진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메신저 대화창처럼) 안건에 대해 투표를 해야 한다면 투표 절차에 들어간다. 

  회의에 참가한 사람들이 일정 시간 내에 열심히 참여하고 질서를 잘 따라 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면 이러한 인터페이스는 필요 없을 것이고, 현재의 대화창으로도 무난한 진행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집단에서 회의 방식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이 있어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된다면 인터페이스의 도움을 받아 집단을 제약 상황에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토론 인터페이스를 메신저 사용자들이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용률을 일정 수준 유지하기 위해서는 토론 인터페이스에 그래픽적 요소를 넣어서 마치 게임 화면과 같은 즐거운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따라서 오프라인의 여러 가지 메타포를 가져와 웹디자인으로 그것들을 실현시켜야 하겠다. 사용자들이 각자의 캐릭터 설정을 할 수도 있으면 금상첨화가 되겠다. 토론을 도와주는 화이트보드, 이미지나 파일 공유 기능 등은 이미 네이트온과 Windows 메신저에 설치되어 있으므로 이들을 이용하면 된다.

  오프라인에서는 사람과 사람이 한 자리에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제어가 가능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그러한 제어 능력이 반 이하로 떨어진다. 회장의 규율, 카리스마 등과 같은 규칙 외적인 요소 또한 인터페이스로 녹여낼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이것까지 생각하기는 아직 미숙한 것 같다.

  질서 있는 토론을 도와주는 이 서비스는 기존 포털과 같은 네이버, 다음 등이 할 수 없다. 서비스의 범위가 작고 (그러나 이용자의 종류와 수는 많은) 애플리케이션 의존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이용자가 가장 많은 메신저에 추가 기능으로 활용해야 하겠다. 그래서 떠오른 프로그램이 네이트온이었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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