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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러움과 박탈감, 자랑과 짓밟음, 시기와 자책이 합한 경쟁사회의 주된 감정이 나에게 밀려오려 할 때는 나는 그것들을 뿌리치려 애쓴다. 누가 뛰어나더라도 "그래, 그 사람은 행복하겠네." 하며 덤덤하게 넘어가려 한다. 이것도 사람들이 요즘 같이 팍팍한 사회에 존경하는 인물로 내세우는 '대인배'가 가진 한 가지 특성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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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 쟁취하려는 한정된 자원은 화두로 절대 올리면 안 된다. 학점과 진로 등과 같이 어떤 사람이 점유하면 다른 사람은 소외되거나 압박을 받는 경우가 그러하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끼리나 현재 같이 하고 있는 세미나의 진척상황에 대해 웃는 얼굴로 물어보고 어제 밤 인터넷에 올라간 레포트 점수와 교수의 평가에 대해 뒷말을 남기는 것이다. 건강한 화두를 올리는 친구들끼리는 이를 차단할 구조를 미리 조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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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공간에 같은 임무를 부여받아 서로가 한정된 자리를 위해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경쟁자들끼리 인간적인 만남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이때 서로가 서로를 응원해주고 서로에게 의지하는 모습은 아름답지만, 남을 나와 비교하고 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나보다 우월한 대상이 인간화되어 있으면 그 대상은 나에게 더욱 많은 열등감을 줄 것이고, 반대로 열등한 대상이 인간화되어 있다면 그 사람을 보기 좋게 짓밟았다는 무의식적 정복감이 생길 수 있다.
 
 주변의 대상을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고 비교의 작업을 수행하면 열등감이나 우월감이 없이 냉정한 경쟁을 해 나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하나 슬슬 눈치를 보면서도 그 사람과 눈을 마주치거나 대화를 하지 말고 나 혼자 상황을 점검해 본다. 또한 누가 나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면 그 사람을 사람으로 바라보지 말고 '성과 지표'로서 바라보아 그 성과에 익명성을 부여하여 나의 성과 지표와 비교해 본다. 특히나 일회성으로 잔인하게 끝나는 경쟁인 경우에는, 경쟁은 서로 등을 돌아보고 앞으로 달리는 행위가 되어야 바람직하다. 한 점에서 사방으로 달려가는 레이스다. 경쟁 주체가 앞으로 만날 사람이 아니라 이번 한번만 임시적으로 만난 사람일 경우에는 인간적인 끈을 만들고 서로 눈빛을 교환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공에 대한 두려움은 주변 사람보다 내가 잘 되는 것이 미안한 감정 때문에 발생하는데, 그러한 감정은 일회성 경쟁에서는 있어서는 안 된다. 물론 경쟁 주체가 앞으로 몇 년간 서로 같이 지낼 사람들이라면 그들을 특성을 가진 인간으로 받아들여야 하겠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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