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여자 핸드볼 준결승전을 본 사람들은 판정이 얼마나 자의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를 확실히 느꼈을 겁니다. 버저비터가 없고 경기종료 버저가 울리기 전에 공이 골라인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그 골은 무효라는 규칙도 있는 상황에서, 핸드볼은 100m달리기처럼 정교한 비디오 판독 장치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처럼 판정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걸 가지고 무조건 재경기를 해라..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제청은 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정교한 판독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이미 결정된 법적 합의'(무슨 용어가 있었는데 까먹었네요) 때문에 심판의 판정이 절대로 옳다고 말한 네이버 댓글의 어떤 법대생의 말도 생각나구요.

  하지만 제청을 하고 무언가 국제사회에 이의를 제기할 때 항상 아쉬웠던 점은 우리나라가 북유럽이나 캐나다처럼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을 충분히 많이 동원하고 올림픽위원회나 IHF뿐만 아니라 다른 관련 기관에도 함께 이의를 제기하면서 공식적인 외교 활동의 폭을 넓혀나가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네이버에서 댓글이 10분에 총 1851개가 올라왔는데 그렇게 올라와서 뭐하나요, 다음 아고라에 공식 제소하자고 누가 서명안을 제출했는데 그것이 어떤 도움이 되겠습니까. 이럴 때일수록 올림픽을 주최하는 공식 기관 그리고 상대팀이었던 노르웨이의 공식 기관으로 다방면으로 직접 찾아가는 해결책이 필요한 때인데 말이죠. 오늘 당장 한국 내에서 해결책을 만들어 스포츠만 하던 사람들도 외교적 수완을 발휘하도록 주위에서 도와주어야 하겠습니다. 저는 그럴 힘이 못 되니 지금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의 똑똑한 분들이 협력에 참여하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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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노르웨이 핸드볼 연맹 www.handball.no)

   구글에서 뒤져서 찾은 노르웨이 핸드볼 연맹(forbund는 association이라는 뜻이래요) 사이트입니다. 나름 웹사이트 사전 노가다로 풀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노르웨이어지만 그것은 쉽지 않더군요. 하지만 노르웨이 측도 판정에 따르면 이겼지만 두고보면 찝찝한 마음을 기사에서 감출 수가 없었던 듯합니다. 계속 protestere, protest라는 단어가 보이고 현재 분쟁이 이렇게 진행중이다, 라는 차분한 분석적 문장이 '우리는 이겨서 결승에 진출한다. 예~' 식의 환호의 문장보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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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사용한 사전입니다.
http://lexin.no/lexin.html?ui-lang=eng&dict=nbo-eng-maxi&checked-languages=N&checked-languages=B

  물론 이 사이트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트도 알아보면서 일단 노르웨이 측의 반응을 살피는게 지금 할 수 있는 일 중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스칸디나비아어를 전공하신 분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입니다.
 
 과연 영어 가지고 모든 게 풀릴까요? 더 많은 정보 수집을 위해서는 불편하더라도 다른 나라 말을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이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노르웨이가 한국 공식 기관의 한글로 된 입장정리를 읽지 못하면 그것은 노르웨이의 손해겠지요. 더 많이 알아야 상대의 허점을 지적하고 우리를 유리한 쪽으로 기울일 수 있을 것입니다. 비단 이번 핸드볼 문제뿐만 아니라 독도와 같은 다른 국제 분쟁에서도 그러한 다방면의 정보 수집 의욕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 독도 수비대는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화이팅!)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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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myusalife.tistory.com 샴페인 2008.08.26 04: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절대적으로 옳으신 말씀입니다. 야구에서도 언어 소통이 안되서 강민호 퇴장
    당할 때 정말 황당하더군요. 언어의 중요성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영어 교육열은 좀 지나치지만.. ^^)

    • Favicon of http://wafflemaker.tistory.com 마키아또 2008.08.26 10: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직도 임영철 감독의 노! 노! 가 라이브로 들려올 때의 그 소통의 부재가 가져온 아픔이 떠오르네요. ㅠㅠㅠㅠ 사건이 터진 직후에 조치를 취했어야 됐는데 IHF 소송은 한발 늦은 느낌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