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양로] 새내기들이여, 꾸며라!

 자신 있게 반이나 과 선배들 앞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08학번 새내기들을 바라보면서 나와 내 친구들은 '요즘 새내기들은 점점 더 예뻐지는 것 같아' 라며 속으로 흐뭇해한다. 외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부각되고 대학생들도 어른 못지않게 백화점과 쇼핑센터를 드나드는 시대가 왔기 때문일까. 80년대의 풋풋한 하얀 반팔 티셔츠와 청바지는 옛말이고, 이제는 너도 나도 꾸며야 사람들의 눈에 띄고 그래야 사람들이 다가와 말을 걸어주는 시대이다. 나도 멋지게 단장한 후배들을 더 반갑게 맞아준다. 지금의 대학은 긴장감 없이 편안한 동네 잔칫집이 아닌 초긴장 상태의 생중계 토크쇼 장(場)이 되었다. 나는 사람들이 평소에도 긴장하고 꾸미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조금은 흐트러지더라도 편안한 모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신촌이 주는 이미지 때문인지 연대생들은 다른 대학생들보다 외모를 가꾸는 데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자신을 꾸미는 주된 통로는 소비다. 친한 친구들과의 술 약속, 홍대의 라이브 공연장과 클럽, 열심히 돈을 모아 떠나는 해외여행, 이러한 모든 행위는 돈을 필요로 한다. 물론 처음부터 멋지게 꾸밀 줄 아는 새내기들도 많겠지만, 새내기의 들뜬 마음으로 소년들은 평소에 안 가보던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고, 소녀들은 미숙한 손놀림으로 파우더를 두드린다.


 하지만 소비만을 중심으로 겉으로 꾸미기에만 열중하다 보면 사람은 자신만의 색깔을 잃는다. 소비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결국 누구나 다 한번쯤은 해 본 것들이 되며, 결국 너와 나는 빛을 잃고 똑같아진다. 자신을 꾸미기 위해 애써 번 돈을 희생했지만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게 꾸며 놓았기에 결국 꾸며도 꾸미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십상이다. 외모를 꾸미는 것은 참 좋고 나도 그런 사람을 매우 반기지만, 외모만 꾸며서는 한계에 부딪친다.


 난 아직 부족한 선배이지만 후배들에게 소비로 대표되는 '누구나 하는 일상적인 일들'에서 벗어나 오직 자신의 힘만으로 무언가를 창조해보는 경험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지금부터 당장 여기서 자신이 온 힘을 쏟을 수 있을 만한 하나의 단체를 찾기를 바란다. 그리고 애써 번 돈을 순식간에 써버리지 않아도, 윗사람들의 연줄을 타지 않아도 자신만의 창조로 자신을 빛내고 꾸미기를 바란다. 음악 동아리든 연구 단체이든 학생회이든 무엇이든 괜찮다. 수동적인 소비 활동에서 탈피하여 자신을 세상 앞에 내보일 수 있는 기회가 그곳에 무한하게 열려 있다. 고3 티를 벗고 예뻐지고 잘생겨진 당신은 이제 한 차원 높은 '꾸미기'를 시도할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으로 만든 아름다움은 남들과 다른 당신만의 매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신촌 번화가에 드나드는 많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며 홀로 외로운 군중이 될 때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을 의식하고 나와 그들의 겉모습을 비교해볼 때가 있다. 통학을 해서인지 혼자 번화가를 걷고 지하철을 타면 생각이 많아진다. 오늘도 나는 얼마나 아름다워지기 위해 나를 꾸몄는가에 대해 고민해 본다.

 /이동욱(정치외교․07)

2008년 3월 3일
연세춘추 제1581호
'백양로' 칼럼에 싣다
링크

개강호에 글을 싣게 되다니, 나에게는 큰 경험이고 영광이다.
아울러 내 블로그를 찾아와준 연세춘추 05 분께 다시금 감사드린다.

Posted by 마키아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wafflemaker.tistory.com 마키아또 2013.10.09 21: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링크 잘렸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