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학교 안에서 사람을 사귀는 일은 나에게는 매우 'tough'한 일이었다. 일부러 tough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따로 있다. 사람 사귀기가 나에게 어려운 일, 힘든 일, 벅찬 일 등이라고 말한다면 꼭 내가 지금 사귄 사람들을 억지로 사귄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사람들을 많이 사귀고 싶었는데 자신감과 의지가 부족하여 처음 다짐한 것보다 얕게 사귐을 만들면서 매일을 보냈다. 아직 대인기피증세가 조금은 남아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나에 대한 '자신감'과 다른 사람들을 알고 싶어하는 '의지'가 더 필요한 때다.

 

  자기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고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에 대해 스스로가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주위 사람들이 그 사람에게 눈길을 돌려준다. 인간관계는 정신이 배제된 인간 대 인간 사이의 관계가 아니다. 그것은 이러이러한 생각들을 공유하려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이다. 무슨 말이냐 질문할 수 있겠지만, 이 말은 주위 사람들에게 지금 자신의 상황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어야 인간관계가 건강하고 알차게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자신감, 혹은 자기 존중감은 우선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정보와 감정을 대화의 형태를 통해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주위 사람들은 나라는 사람이 어떤 특별한 맛을 가지고 있을 때 그 맛을 보려고 내 곁으로 다가온다. 무미건조한 전봇대 같은 인간으로 사람들 사이에 우뚝 서 있으면 절대 안 된다. 그리고 하나 더 중요한 것은 '나는 이런 점에서 매력 있는 사람이고 즐거운 사람이다' 라는 밝은 면에 대해서만 남들에게 보여주려는 자신감을 가져야 된다는 사실이다. 삶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는 내가 너무나 고달프지 않는 이상 나 혼자 이야기하고 나 혼자 해결하면 된다.

 

  자신감과 함께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어떤지를 알고 싶어하는 의지다. 이는 다른 사람들을 향한 호기심에서 나온다. 다른 사람들이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무슨 일을 계획하고 있는가, 지금 얼굴에 새로 피어난 표정은 무엇인가, 귀에 못 보던 귀고리가 걸려 있는가, 그 사람이 최근 관심 갖기 시작한 영화나 공연은 무엇인가와 같은 잡다한 생각을 평소에 많이 해야 한다. 혼자 있어도 주위에 친구들이 있는 것처럼 주위의 친구들이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끊임없이 상상해 보고 추론해 보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외면이나 내면의 변화를 일으켰다면, 그 변화의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변화이다. 따라서 그 사람에게 다가가 변화를 지적하여 그것에 관해 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사람을 즐겁게 해줄 수밖에 없다. 다만 여러 가지 변화 중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변화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짚어내는 능력을 센스라고 하며, 그 센스는 수많은 대면과 부딪침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래도 지난 1년의 긍정적인 인간관계만 생각해본다면 나는 참 괜찮은 모습으로 사회 속에 섰다. 대학 생활을 1년 정도 한 나는 나를 알고 싶어하지 않은 사람과 나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을 구별하는 눈을 갖게 되었고, 나에게 눈에 띄게 보이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판단하는 센스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누구에게 정말로 빛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지, 누구에게 반짝거리는 눈빛과 상냥한 말투를 던져주어야 할지를 분별할 수 있게 되었다. 경험을 통해 얻은 이 느낌에 따라 나는 앞으로도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더 충실할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마키아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