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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도 수강신청이라는 것을 했다. 떨리는 감도 없지 않았으나 침착한 마음으로 그러나 민첩함을 가지고 진지하게 수강신청에 임했다. 모두 알다시피 연세대학교의 수강신청은 인터넷의 대학 포탈사이트에서 오전 9시 정각이 되면 일제히 시작한다. 핸드폰 시계를 기준으로 하면 된다. 나는 첫 단추를 잘 꿰기 위해서 수강신청 한달 전부터 나만의 예상 시간표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학교의 제도를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서 신입생들에게 주어진 책자를 열 번 정도 읽어 숙지했다. 결국 나의 노력이 조금 더 민첩하게 수강신청을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아래에 나의 2007년 수강신청 과정을 자세히 적어놓을 것이니 나도 다른 사람들도 나중에 다시 한번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Step 1 내가 들어야 하는 교과목을 알아두자

학부생인 나는 학부기초, 학부필수(이해과목), 계열기초(입문과목), 학부선택, 전공탐색 이렇게 다섯 과목을 듣고, 사회과학계열이므로 최대 18학점을 신청할 수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제도는 숙지한다.


Step 2 같은 반 혹은 같은 친구들끼리 듣는 과목을 알아두자

나는 OT 둘째날에 주위 사람들과 같이 듣는 과목을 정했고, 우리 사과 6반의 경우 정치학입문과 통계학입문은 통일하기로 결정했다.


Step 3 timetabl.com에서 목표 시간표를 만들자

자신이 신청해야 하는 과목들이 좋은 교육과정과 좋은 교수님과 적당한 동선과 적당한 시간을 가지고 있게 만들어야 한다. 특히 과목들이 겹치지 않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timetabl.com을 쓴다. 포탈사이트에 들어가 수강편람을 보면 과목에 보라색 화살표가 있는데, 그것을 꼭 보고 성적 평가 요소를 유심히 본다.


Step 4 수강신청하기 좋은 곳을 찾아보자

연세대학교와 가까운 PC방에 가자. 집에서 수강신청할 경우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인터넷이 빠르다고 신뢰할 수 있는 PC방에 가자. 이러한 곳에서 자기의 개인정보를 누출하지 않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Step 5 로그인하고 준비하자

오전 7시부터 로그인할 수 있다. 이미 수강신청된 과목도 있을텐데, 그 과목이 마음에 들면 절대 그대로 놓아두고 그렇지 않으면 과감히 삭제한다. 이제 나의 희망과목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 배정인원이 빨리 없어지는 과목, 즉 시간이 편하다던가 교수가 좋다던가 하는 그러한 과목, 같은 시간대라는 점에서 대안 선택의 폭이 좁은 과목, 전공신청이나 졸업요건을 고려했을 때 학점이 높거나 교과목의 측면에서 중요한 과목을 희망과목 리스트의 위에 올려놓는다. 자신이 신청할 이상적인 과목들을 앞서 말한 요소를 고려하여 순서대로 희망과목 리스트에 추가하고, 그다음 대안과목을 그 밑에 추가한다. 학부선택과 채플은 가장 밑에 놓는다. 과목을 정확히 클릭하는 연습을 마우스 오른쪽 버튼으로 미리 해놓아도 괜찮다. 메신저는 모두 끄고, 잡다한 악성코드 검사나 광고창 등이 등장하지 않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한다. 오직 인터넷 익스플로러 3개의 창만 띄워놓는다. 포탈, 수강신청내역, 희망과목리스트. 특히 로그인을 한 뒤 희망과목리스트 창을 띄워놓고 다시 로그아웃했다 로그인하여 희망과목리스트 창과 수강신청내역 창이 서로 소통하지 않도록 만들어서는 절대 안 된다. 마지막으로 점검할 것은 창의 위치인데, 희망과목리스트 창과 수강신청내역 창이 겹치지 않게 놓는다.

오전 8시 50분이 되면 정신을 집중시킨다. 8시 59분이 되면 본격적인 긴장을 시작하고, 핸드폰 시계를 기준으로 59분이 되었을 때 즉시 스톱워치를 작동시킨다. 그리고 1분을 잰다.


Step 6 누르자

오전 9시가 되면 바로 희망과목 리스트의 첫째 과목을 누른다. 이때 모든 학생들은 연세대학교 포탈 서버에 Queue되어 있을 것이고, 서버는 밀리세컨드 단위로 공정하게 배정인원을 채워나갈 것이다. 첫째로 클릭한 과목의 수강신청 인원이 초과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이다. 첫째 과목을 클릭하고 나면 수강신청내역 창이 하얗게 변하는데, 밑의 게이지가 올라가는 것을 유심히 살펴본다. 게이지가 올라갈 때에는 다른 과목을 절대 누르지 않는다. 가만히 게이지를 보면서 다음 과목의 학정번호 위에 마우스를 올려놓고 있으면 된다. 게이지가 4개 정도 차면 수강신청내역에 과목이 등록된다. 등록을 본 즉시 희망과목리스트의 다음 과목을 누른다. Step 5에서 말한 희망과목리스트의 순서 결정요소를 잘 지킨다면 한번 인원초과로 인해 다른 과목들에서까지 인원초과를 겪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인원초과를 비롯한 모든 메시지창이 나오면 그것을 순수하게 클릭으로 없애지 말고 엔터키로 없앤다.

가끔씩 '로그인..' 으로 시작하는 에러 메시지를 만나 강제로 로그아웃 당할 때가 있다. 이때에는 침착하게 다시 로그인을 하고 빨리 희망과목리스트를 띄워놓고 계속 일을 진행하면 된다. 또한 가끔 내가 신청해 놓은 과목들이 순간 모두 사라지면서 0학점으로 변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포탈 서버의 데이터 전송상의 문제일 뿐 행정적으로는 내가 한번 신청한 과목이 안전하게 보존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Step 7 정리

학점을 모두 채우고 과목을 올바르게 모두 등록한 뒤에는 안전하게 모든 창을 닫아야 한다. 애써 등록한 과목들 실수로 취소하지 말자. 가만히 창을 닫아주면 된다. 내가 등록한 과목이 안전하게 보존되었는지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걱정이 된다면 주위의 프린터로 시간표를 인쇄하여 물증을 확보한다. 언제나 로그인 상태에서는 자신만 컴퓨터를 다루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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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정으로 나는 첫 단추를 꿰었다. 만족스러웠고 그날 나는 기분 좋은 상태로 사람들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록 술을 과하게 마셔서 그런지 집에서 울렁임을 못 참아 분출하기는 했지만, 해독 작용을 하는 여러 건강식을 밤에 먹고 다음날 아침에도 먹으니 개운했다. 대학 생활은 항상 새로운 것으로 가득차 있다. 정말 알고 싶은 내용이 들어있는 책은 밤새 읽어도 졸리지 않듯이, 정말 익숙해지고 싶은 대학 생활은 항상 그곳에 몸을 담고 있어도 힘들지 않다.

* 전공 수강신청은 또 다르죠 ㄲㄲ
속편 출시예정?? 힘이 닿는다면 함 해볼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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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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